Guillaume Apollinaire (1880 – 1918)
기욤 아폴리네르는 20세기 초 유럽,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적 본능이 이른바 ‘황금시대’를 구가하던 시기에 그 최전방에서 시와 예술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한 시인이다. 그는 폴란드인 어머니와 정체불명의 아버지 사이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줄곧 이방인의 처지로 문필 활동을 했지만, 오늘날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우선 ‹미라보 다리›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시의 걸출한 서정성이 자리함을 부인할 수 없다.
나아가 «알코올»(1913)과 «칼리그람»(1918)이라는 독보적인 시집을 출간하고, 입체파와 초현실주의의 대담한 모험정신에 활력을 불어넣은 점에 이르기까지, 길지 않은 한평생 창조자로서 그가 펼쳐 보인 스펙트럼은 당대를 빛냈음은 물론 미래를 열었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을 만큼 화려하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면서 아픔과 상처, 욕망과 희열, 그 모든 빛과 그림자를 하나하나 “기념하듯” 시로 써내려갔다고 고백한 사내. 진정 언어의 승리를 자신했다는 점에서 아폴리네르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 시가 될 수 있는 ‘진짜 시인 (un vrai poète)’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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