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제임스 조이스의 «체임버 뮤직» 국내 최초 단행본 출간
«체임버 뮤직» (Chamber Music, 실내악)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 제임스 조이스가 최초로 출간한 책이다. 1907년 그의 나이 25세에 낸 이 작은 시집은 국내에서는 단행본으로 아티초크가 최초로 출간하였다.
이번 시집은 «악의 꽃» «에드거 앨런 포우 시선: 꿈속의 꿈» «아틸라 요제프 시선: 일곱 번째 사람» «소리와 분노» «밤은 부드러워» «번역 예찬» 등 다수의 번역서로 인정받은 전문 번역가 공진호가 맡아 제임스 조이스가 추구한 음악성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수동 타자기로 조판한 «체임버 뮤직»은 총 36수의 시와 조이스의 사진 및 앙리 마티스와 로베르 들로네의 명화 등 40점의 삽화, 그리고 «더블린 사람들»의 네 번째 단편 ‹에벌라인 (Eveline)›으로 구성되어 독보적인 시적 경험을 선사한다.
«체임버 뮤직»의 표지 디자인은 세계적인 사진가 엘리엇 어윗과 데니스 스톡의 작품으로 제작해 세계 및 국내 최초로 3가지 디자인으로 동시 출간하였다. «체임버 뮤직»은 독자의 취향에 따라 표지를 골라 읽을 수 있다.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체임버 뮤직»의 주제는 청춘의 사랑과 그 사랑의 상실이다. 이 목소리는 단 하나, 사랑에 빠진 청년의 목소리다. 조이스를 세상에 알린 에즈라 파운드는 “제임스 조이스의 참된 모습은 감수성이 예민한 «체임버 뮤직»의 화자”라고 말한다.
«체임버 뮤직»의 화자는 사랑, 금발머리 처녀, 그의 “임”을 노래한다. “임”은 사랑의 대상, 사랑의 주제, 사랑 그 자체, 사랑의 화신이다. 시 한 구절에 복잡한 중의를 의도하지 않는 간결한 언어와 음악이 이루어내는 절묘한 균형, 이것은 르네상스 시인들이 성취한 우아함으로 조이스는 노래로 그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음악은 사랑을 움직이는 원동력
«체임버 뮤직»의 주제는 사랑이지만, 이 사랑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단연 ‘음악’이다. “감미로운 현악기 소리” “피아노 선율” “하프” “나팔” “아침 꽃 종들”, “야생벌” 등 소리와 음악은 구애에 필수적이다. 심지어 그의 시에서는 바람마저 음악적이어서 “흥겨이 휘파람”을 분다. 그만큼 음악은 조이스의 운문에, 나아가 산문에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이스는 «체임버 뮤직»을 ‘모음곡’이라고 일컫고, 자신이 작곡가라면 직접 시집 전체에 곡을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체임버 뮤직»에 담긴 시들은 조이스가 희망했던 대로 그의 생전에 40명의 작곡가들이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들어졌다.
감미로운 테너 가수의 목소리를 타고난 데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조이스는 스물여섯 살 때 오른쪽 눈의 홍채염으로 거머리 시술을 받으면서도 오페라 가수가 되고자 성악 레슨을 받기도 하였다. 그는 노래에 위로와 고통 및 슬픔을 잊어버리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사람의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음악 중에서 최고의 형식이라고 믿었다.
«체임버 뮤직»에서 시작된 조이스의 작가 인생
제임스 조이스는 첫 책 «체임버 뮤직»으로 작가 인생을 시작하였다. 소설로 문명(文名)을 떨쳤지만, 복잡한 감정을 간결한 언어로 추리는 법은 초기의 시작(詩作)으로 배웠다. 그의 모든 작품의 저변에 흐르는 음악, 그 작은 속삭임은 «체임버 뮤직»에서 볼 수 있는 섬세한 감수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체임버 뮤직’ 즉 ‘실내악’이라는 제목에서 암시되듯이, 이번 시집은 따뜻하고 섬세하며 유혹적인 연가(戀歌)의 진수를 보여준다. 아울러 수동 타자기로 조판된 «체임버 뮤직»에 포함된 감각적인 삽화와 조이스의 인생 스토리는 ‘20세기 최고의 작가’의 첫 시집을 감상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저자소개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 1882. 2.2 – 1941. 1.13)는 1882년 2월 2일 더블린에서 10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었지만 그의 부모는 조이스를 최고의 예수회 사립학교인 클롱고스우드에 보냈다. 1902년 더블린 유니버시티 칼리지를 졸업하고 파리로 가서 시와 산문을 쓰는 데 전념하다가, 1903년 4월 어머니의 병이 위중하여 더블린으로 돌아간다. 그때 골웨이 출신의 노라 바나클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조이스는 1905년 노라와 함께 트리에스테로 가 주로 영어를 가르치며 생활했다. 그들은 아들과 딸, 두 자녀를 두었다. 그의 첫 책 «체임버 뮤직»은 1907년 런던에서 출간되었다. 이탈리아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조이스 가족은 스위스 취리히로 가 1919년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이 기간에 «젊은 예술가의 초상»(1916)과 희곡 «망명자들»(1918)이 출간되었다. 전쟁이 끝나자 파리로 가서 1914년부터 써온 «율리시즈» 출간을 준비하기 시작했지만, 1922년이 되어서야 파리의 셰익스피어 & 컴퍼니에서 출간되었다. 같은 해에 «피네건의 경야»를 쓰기 시작, 1939년에 완성해 출간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프랑스로 갔다가 1940년 12월에 다시 취리히로 돌아갔으며, 그로부터 6주 후인 1941년 1월 13일에 사망하여 취리히의 플룬테른 묘지에 묻혔다.
역자소개
공진호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 «에드거 앨런 포우 시선: 꿈속의 꿈» «안나 드 노아이유 시선: 사랑 사랑 뱅뱅» «아틸라 요제프 시선: 일곱 번째 사람» «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선: 마리 A.의 기억»을 비롯해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이디스 그로스먼의 «번역 예찬» 등 다수의 번역서를 냈다. 뉴욕에 거주하며 번역과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